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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완료' 파월 사망에 美 보건당국 '고민'

HawaiiMoa 0 301 2021.10.19 14:14

18일 미국 수도 워싱턴의 워싱턴기념탑 인근에 이날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왼쪽 사진)을 애도하는 조기가 걸려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흑인 최초로 미국 국무장관과 합참의장 등을 지낸 ‘걸프전 영웅’ 콜린 파월 전 장관이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하자 미 전역에서 애도 물결과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각종 유리천장을 깬 그의 성과는 인정하나 2003년 국무장관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WMD)를 거론하며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을 연설한 과오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파월 본인도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내 부음 기사의 첫 문장에는 안보리 연설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2005년 ABC방송에는 “그 연설이 영원히 거짓말로 기록될 것임을 안다”고 토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파월은 가장 위대한 미국인 중 한 명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며 “인종장벽을 계속 부수면서 다른 이를 위한 길을 열었다. 그가 내 친구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치하했다. 모든 관공서, 해외 대사관, 군 시설에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파월을 장관으로 발탁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많은 미국 대통령이 그의 조언과 경험에 의존했다.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누군가 나의 믿음에 의문을 표시했을 때 파월은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움을 줬다”고 가세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미 최초의 비백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미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인 로이드 오스틴 장관도 애도 성명을 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파월이 사망 석 달 전인 올해 7월 12일 42분간 밥 우드워드 WP 부편집장과 가진 마지막 인터뷰를 공개했다. 우드워드는 1989년 파월과 첫 인터뷰를 했고 이후 32년간 약 50차례 만났다. 파월은 당시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음을 전하면서도 “안쓰러워 말라. 나는 병마와의 싸움에서 단 하루도 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는 1962년 결혼한 동갑내기 아내 앨마(84)를 꼽았다. 


파월이 코로나19 백신의 2차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돌파감염’ 사례였다는 점 때문에 백신 효과 및 추가 접종(부스터샷) 효용 논쟁 또한 벌어졌다. 그가 어떤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지, 접종 시기가 언제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존 로버츠 폭스뉴스 앵커는 18일 트위터에 “파월이 코로나19 돌파감염으로 숨졌다는 사실은 백신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로버츠의 동료 터커 칼슨 폭스 앵커 또한 같은 날 방송에서 “미국인은 백신에 대해 속고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리나 웬 조지워싱턴대 공공보건대학원 교수는 “파월의 사례는 고령자와 기저질환 보유자에 대한 백신 접종 및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을 한층 강조해준다”며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은 돌파감염으로 사망하기 쉽다. 다발성골수종을 앓았던 파월은 이에 속한다”고 맞섰다.
 

로버츠 앵커는 의료 전문가의 반박 트윗이 이어지자 글을 삭제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내가 파월의 비극적 죽음에 대해 쓴 게시물을 ‘백신 접종 반대주의자’로 여기는 것 같아 지운다. 그간 방송 등에서 접종을 독려해 왔다”며 물러섰다. CNN은 우파 언론이 파월의 죽음을 백신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 1억8700만 명 가운데 불과 0.004%(7178명)만이 돌파감염으로 숨졌다. 사망자 중 약 6000명은 65세 이상이었다. 또 최근 6개월간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미 13개 주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람 중 접종 완료자는 4%에 그쳤다.

이정은 특파원 


동아일보 & 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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