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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시위 통제불능…물가 불만이 순식간에 체제전복 뇌관으로

뉴욕모아 0 23 01.10 07:18

정권 지지하던 상인들 '못 살겠다' 가게 문닫고 거리로 

국민 좌절 확산…당국, 외세 선동 주장하며 통신 차단

"당국에 돌파구 없다"…군사옵션 맛들인 트럼프 개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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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이란 반정부 시위가 강경 진압에도 13일 연속 이어지면서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 외신들을 종합하면 애초 경제난에서 촉발된 시위는 국제정세와 뒤얽혀 이란 정권의 존속을 위협하는 사태로 확대됐다.

이번 시위는 정권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상인이 주도했고, 2022년 히잡 시위보다 광범위하게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란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물러서지 않겠다"며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당국은 이란 내 국제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을 차단했고 시위진압 과정에서는 사망자도 속출했다.

이미지 확대이란 국기 배경으로 보이는 트럼프 미니어처 그림자
이란 국기 배경으로 보이는 트럼프 미니어처 그림자


◇ 정권 지지층마저 돌아서…과거 반정부시위와 다른 양상

이번 대규모 시위의 시작점은 경제난이었다.

지난달 물가가 전년 대비 24.4% 치솟고 이란 리얄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폭락하면서 민심이 들끓기 시작했다. 

식용유와 닭고기 가격이 하루 새 치솟는가 하면, 상점에서는 아예 일부 품목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여기에 중앙은행이 일부 수입업자만 낮은 미 달러 환율을 적용해 거래할 수 있도록 했던 정책을 폐지했고, 새해 3월 세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기름을 부었다.

이에 지난달 28일 시장(Bazaar) 상인들이 점포 문을 닫고 거리로 뛰쳐나왔고, 이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이전에도 이란에서는 크고 작은 시위가 발생했다.

2009년에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으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고, 2017년에는 경제정책 실패, 2019년에는 휘발유 가격 인상에 대한 반정부 시위가 있었다.

가장 가깝게는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20대 여성이 의문사하면서 100일 넘게 광범위한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권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상인이 등을 돌렸고, 이들이 시위를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아랭 케셔바르지언 뉴욕대 중동·이슬람학 부교수는 CNN뉴스에 "이란 역사를 살펴보면 상인들은 100년 넘게 주요 정치적 움직임의 핵심층으로 꼽혀왔다"며 "상인들은 이슬람 공화국에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층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디나 에스판디아리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중동 분야 담당은 "이란 국민이 좌절감과 피로감에 빠져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위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확대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 이란 정부 강경대응…전화·인터넷 끊고 시위에 물리력 행사 

이번 시위는 과거보다 더 광범위하게 퍼짐에 따라 이란 당국의 대응도 위협을 느낀 듯 강경해지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테헤란, 마슈하드, 야즈드 등 이란 내 최소 100개 도시에서 시위가 발생했고, 쿠르드계가 주류인 이라크 접경 지역으로도 시위가 번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과 같은 과격한 반정부 구호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맞섰다.

이란 당국은 8일 전국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차단했고 군경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 이날까지 시민과 군경을 합쳐 모두 62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이란인권도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시위대 45명이 사망했으며, 수백명이 다쳤고, 2천여명이 구금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5일 이란 반관영 언론 파르스통신은 이번 소요로 경찰관 250명, 보안군 대원 4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영 IRIB 방송을 통해 "일부 폭도들이 거리를 망치며 다른 나라 대통령을 기쁘게 하고 있다"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군은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시위)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자신들에게 보복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일부 유화책도 나왔다.

이란 정부는 국민 대다수에게 매달 7달러(약 1만220원)의 생활비 지원금을 제공해 생필품 구입에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 경제난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모나 야코비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분야 선임 자문위원은 CBS뉴스에 "2022년 시위는 히잡에 대한 불만만 해결하면 됐지만, 경제 문제는 (현 정권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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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옵션 맛들이기 시작한 트럼프 개입여부가 중대변수 

이 같은 국면에서 미국 정부의 개입 여부가 중대변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에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등 이란의 역내 숙적인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힘을 과시해왔다.

이란의 신정체제의 붕괴는 이스라엘의 숙원이며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는 작전에 성공하며 군사적 해결에 자부심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이란 정부를 향해 개입을 시사하며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과거처럼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다면 우리가 개입할 것"이라며 군사 공격을 명령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지상군 투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가장 아픈 곳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권이 1979년 신정일치 체제 수립 이래 최대의 위기 가운데 하나에 봉착하자 반체제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레자 팔레비 왕세자가 주목받고 있다.

이란 팔레비 왕조 마지막 샤(국왕)의 아들이자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왕세자는 이란 국민들에게 시위 참여를 직접 촉구하고 있다. 

팔레비 왕세자는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영상을 올리고 "여러분에게 첫 번째 호소를 전한다. 8일과 9일 오후 9시에 모두 함께 구호를 외쳐달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도 "긴급하고 즉각적인 관심과 지원, 조치를 촉구한다"며 "당신의 도움을 부탁한다. 이란 국민을 돕기 위해 개입할 준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팔레비 왕세자와의 만남에는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시점에서 그를 만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모든 사람이 무대에 나서도록 하고 누가 부상하는지 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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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자 팔레비 이란 왕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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